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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교체하면 약정이 다시 시작될까? 무상교환·신규계약 구분법

정수기에서 문제가 생겨 새 제품으로 바꿨는데, 다음 달에 계약기간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돼 있다면 어떨까요? 제품을 무상으로 교체받았다고 생각했던 소비자라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정수기 교체만으로 모든 계약의 약정이 자동 갱신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자 때문에 기존 렌탈계약을 유지한 채 제품만 교환하는 것인지, 신형 제품으로 바꾸면서 별도 신규 계약에 동의한 것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실제로 정수기를 하자 때문에 교체하면서 기존 계약 해지와 신규계약 서명을 요구받은 사례를 공개했습니다. 소비자원은 정수기 렌탈 도중 수리기사의 권유로 제품을 바꿀 때 기존 계약 유지·변경 여부를 확인하라고 권고합니다.

‘새 제품 무료 교환’이라는 말의 의미

제품 교체 작업 자체가 무료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내야 할 월 이용료까지 이전과 같다는 말은 아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정수기가 60개월 계약이고 48개월을 사용했다면 남은 기간은 12개월입니다. 신형으로 교체하면서 60개월 신규계약을 맺었다면 남은 납부기간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가상 계약 앞으로 내야 할 월요금의 합
기존 계약 12개월 남음, 월 30,000원 360,000원
신형 신규계약 60개월, 월 28,000원 1,680,000원

신형 제품은 월요금이 2천 원 더 싸지만 총 납부 기간은 훨씬 깁니다. 단, 이 수치는 차이를 보여주는 가상 계산입니다. 구형 제품의 서비스 수준과 신형 제품 가치가 같다는 뜻도, 단순 차액만큼 반드시 손해를 본다는 뜻도 아닙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지금보다 매달 2천 원 저렴하다’는 설명을 들으면 약정 종료일도 함께 봐야 합니다.

서명하기 전에 계약번호부터 보여 달라고 하세요

계약서에서 다음 세 가지를 나란히 적으면 비교가 쉬워집니다.

기존 계약번호와 종료예정일 / 교체 후 계약번호와 종료예정일 / 교체 후 의무사용기간.

이때 제품 설치비, 등록비, 회수·철거비, 기존 계약의 미납액이나 해약금 정산도 함께 확인합니다. 이전 계약을 해지하는 구조라면 기존 계약의 요금이 언제까지 청구되는지가 중요합니다.

기사 방문으로 고장 제품을 바꾸는 경우에는 수리접수번호와 점검내역도 보관하세요. 정상이던 제품을 단순히 최신 모델로 업그레이드하는 제안과, 하자 제품을 보증조치로 교체하는 상황은 같지 않습니다.

전자서명 화면에도 다른 계약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태블릿으로 설치 확인 서명을 요청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순히 기사 방문을 확인하는 서명인지, 새 의무사용기간이 포함된 신규계약에 동의하는 전자서명인지 읽어봐야 합니다.

고장 난 제품을 교환하는 조치라면 그 사실을 명확히 적은 작업확인서가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업그레이드나 할인 혜택을 받아 별도 상품에 가입한다면 새 계약서의 계약기간과 중도해지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서명 전 문서 전체를 받기 어렵다면 적어도 계약 요약, 월요금, 종료예정일은 그 자리에서 보여 달라고 요청하세요.

이미 교체했다면 카드명세서를 열어보세요

새 제품 설치일에 따라 이전 계약의 마지막 회차와 새 계약의 첫 회차가 같은 달에 결제될 수 있습니다. 두 번 청구된 것처럼 보인다고 곧바로 부당청구라고 결론 내리기보다 각 결제가 어떤 계약번호와 이용기간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25일에 구제품을 철거하고 26일에 신제품을 설치했다면, 업체가 이전 계약을 언제 종료 처리했고 새 계약을 언제 개시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기존 렌탈료가 계속 청구된다면 그 사유와 정산 예정액을 서면으로 요청하세요.

O월 O일 정수기를 교체했습니다. 기존 계약번호와 종료일, 이번 교체가 무상교환인지 신규계약인지, 교체 후 의무사용기간과 월요금·총납부액을 문서로 보내주세요. 신규계약이라면 제가 해당 기간에 동의한 기록도 확인하고 싶습니다.

하자 때문에 교체한 경우는 특히 기록이 중요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의 과거 분쟁자료에는 5년 약정·월 48,900원 정수기를 사용하던 소비자가 제품 하자·리콜 교환 과정에서 재계약을 요구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이것은 특정 소비자 신고 사례이지 모든 업체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고장 제품을 회수하기 전에 교환 사유가 적힌 서비스 기록을 받아두면 나중에 신규 가입을 권유받았는지, 단순한 하자 교환이었는지 살피기 쉽습니다.

정수기가 새것이 됐는지가 아니라 계약의 남은 시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판단의 기준입니다. 업체와 협의가 어렵다면 설치·교체 기록과 계약서, 청구내역을 모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출처

  • 한국소비자원, 정수기 렌탈 계약 때 유의사항(2023): https://www.kca.go.kr/webzine/board/view?div=kca_2309&linkId=590&menuId=MENU00307
  • 한국소비자원, 정수기 하자 교환 후 재계약 요구 피해사례: https://www.kca.go.kr/home/sub.do?menukey=4005&mode=view&no=1001398493&page=15
  • 한국소비자원, 관련 소비자 분쟁조정 사례: https://www.kca.go.kr/odr/bj/br/osBjDecisionExamDetW.do?brdId=00000007&dataStts=Y&seq=100141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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